섬진강 길 봄꽃마중
3월의 어느날, 지리산으로 달려가는 마음은 봄처녀처럼 설렌다. 서울에서 남쪽 끝자락에 위치한 전남 구례까지는 만만치 않은 거리임에도 봄을 찾아 나서는 여행길은 마냥 즐겁기만 하다. 봄의 전령 벚꽃이 비처럼 내리고 흐드러진 진달래꽃에 마음까지 붉게 물든다는 지리산으로의 여행, 번잡스러움과 사사로움을 잠시 떨칠 수 있는 화엄사에서의 하룻밤. 봄이 오는 길목에서, 오로지 나를 위해 마련할 수 있는 주옥같은 시간임에 틀림없다.
10리 벚꽃터널… 그 클라이맥스‘쌍계사’
▶경남 하동 쌍계사/ 10리 벚꽃터널
섬진강을 따라 피어나기 시작한 벚꽃은 점점 아름다움을 더하며 천년고찰 쌍계사에서 절정을 이룬다. 상춘객들의 발길을 묶게 마련인 쌍계사 십리 벚꽃길은 넓지 않은 산책로지만, 양쪽으로 길게 늘어선 벚꽃 나무들이 십리에 달하는 긴 터널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 길을 걷다 보면, 곱게 붉은 동백꽃이 아름다운 쌍계사 절내로 들어서게 된다. 쌍계사 내에 크고 작은 군락을 이루며 피어 있는 동백꽃은 봄맞이 손님들이 잠시 목을 적시는 약수터에도 곱게 내려 앉아 있어 탄성을 자아낸다. 경남 하동의 쌍계사 10리 벚꽃길은 낮에 걸어도 환상적이지만 밤엔 조명등과 어우러져 더욱 아름답다. 쌍계사 055)883-1901.
섬진강 붉은 노을 질까 아쉬운‘송림 공원’
▶하동 송림 공원/ 섬진강변 붉은 노을
경남 하동역에서 도보로 20분 정도 걸어가면 하동 송림공원에 닿는다. 260여년 전에 조성된 이 숲은 아름다운 노송과 맑은 섬진강 물결, 드넓은 백사장과 벚꽃이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을 연상시킨다. 숲 앞 모래사장은 바닷물이 들어와 내륙 해수욕장 역할까지도 하고 있어 지역주민들과 관광객들에게 자연학습장 및 휴양의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이 숲은 그동안 경상남도기념물 제55호로 보호되어 왔으나, 숲의 조성배경.역사적 중요성 등이 인정되어 최근 천연기념물로 지정.보호받게 되었다. 이곳은 우리 나라 최대 규모의 인공으로 조림된 솔숲으로, 특히 저녁 때 지는 노을 풍경은 더욱 더 아름답다.
진달래.산수유로 수놓은 웅장한‘화엄사’ ▶전남 구례 화엄사/ 진달래와 산수유의 향연
쌍계사에서 버스로 30분 거리에 떨어져 있는 구례 화엄사는 봄의 향기 뿐 아니라 마음의 여유까지 되찾을 수 있는 곳이다. 백제시대에 창건된 화엄사는 각황전을 비롯한 4점의 국보, 5점의 보물, 1점의 천연기념물 등을 보유하고 있는 역사적 사찰로, 문화재적 가치는 물론 미적인 아름다움까지 함께 지니고 있다. 벚꽃을 구경했던 쌍계사가 아기자기하고 여성스러운 사찰이라면, 화엄사는 그에 비해 남성적인 느낌을 가진 웅장한 사찰이다. 그러나 곳곳에 핀 진달래는 더없이 매혹적이며 애교스럽다. 고풍스러운 화엄사가 정겹고 따뜻하게 느껴지는 건 봄 기운 가득한 진달래 덕분이다.
화엄사도 화엄사지만, 지리산 산세도 빼놓을 수 없다. 바람에 이는 댓잎소리에 젖어들 수 있는 것도 지리산 속 화엄사가 여행객에게 선사하는 선물 중 하나다. 특히 깊은 산중에 자리한 화엄사는 해가 일찍 넘어 가는 편인데, 사찰의 처마 끝을 붉게 물들이며 지는 노을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이곳에 왔다면 산수유꽃도 꼭 보고 가야 한다. 지리산 만복대 기슭에 자리한 산수유 마을과 산동마을에는 산수유가 만발해 봄의 기운을 무르익게 한다.
김이지 기자(eji@heraldm.com)
한화리조트 템플스테이
고즈넉한 지리산 국립공원 내 화엄사 인근에 위치한 한화리조트/지리산에서 산사 체험을 연계한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화엄사 저녁 예불과 참선 배우기 체험, 전통 사찰 음식과 야생차 시음은 물론 스님들과 함께하는 선문답과 사찰 문화재 순례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자신의 삶을 여유롭게 돌아보는 소중한 시간을 가질 수 있다.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은 화엄사 산사 체험과 한화리조트/지리산 호텔 1박 및 식사 2식(석/조식)으로 구성되며, 객실료 6만5000원(4인 1실, 호텔 일반실 1박 기준)과 1인당 3만7000원의 프로그램 요금으로 즐길 수 있다. 4인 가족이 함께 참여하는 경우 21만3000원에 이용할 수 있는 셈이다. 선착순으로 예약을 받고 있으며, 10명 이상 참가하는 경우에 한하여 운영한다. 객실이 한정되어 있지만 예약을 서두른다면 주말에도 이용가능하며, 일반 투숙객도 프론트에 미리 예약 하면 이용할 수 있다. 단체나 소모임의 경우 사전 예약을 통해 목적에 따라 산사 체험은 물론 야외 단체 프로그램 (서바이벌, 산행, 섬진강 래프팅)과 함께 이용 가능하다. 한화리조트 061)782-217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