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김용택과 섬진강 / 구담마을에서 장구목까지

채우리1 2008. 10. 8. 04:07



천담분교에서 조금 더 가면 천담마을이 나오고 가곡리로 건너가는 다리(천담교)가 나온다.
다리를 건너지 않고 계속 강을 따라 가야 한다.
섬진강에 붙어살다시피 하는 천담마을의 커다란 느티나무와 정자를 끼고
섬진강 자락을 따라도는 산길을 꼬불꼬불 돌아가다 보면
느닷없이 마을 하나가 나타난다.
강도 시원하게 돌아가는 모습이 범상치 않은 경관이다.
바로 이 마을이 구담마을이다.




이 길은 봄이면 매화가 피는 운치있는 멋진 길이다.
섬진강을 따라 구릉과 비탈에 자연적으로 이루워진 임실 구담마을.
구담이란 마을 이름은 본래 안담울이었으나
마을 앞을 흐르는 섬진강에 자라가 많다 하여 구담(龜潭)이라 했고
강줄기에 아홉 군데이 소(沼)가 있어 구담(九潭)이라고도 했단다.
어느 계절에 와도 좋겠지만 이 곳은 매화피는 초봄에 꼭 와보시도록....
산과 강이 한폭의 수채화를 담아낸 듯한 별유천지의 분위기를 풍기는 곳이다.




영화 "아름다운 시절"의 주무대이기도 하다.




마을회관 앞에 주차를 하고
느티나무 울창한 둔덕으로 가는 오솔길 정자에
마을의 옛이름인 안담울정과 지금의 이름인 구담정이란
현판이 나란히 걸려져 있다.




섬진강이 회룡마을을 안고 휘돌아가는 모습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느티나무 둔덕




아름다운 시절 촬영장소라는 안내판도 있고




느티나무 그늘아래 바위에 걸터앉아 앞산을 바라다 보기도 하고




섬진강을 내려다 보기도 하고
기념촬영도 하고
마음껏 즐기다가 내려온다.
마을회관에서 섬진강으로 내려가는 경사가 급한 길이 있는데
이 길로 내려가시면 안된다.
길이 좁아 차를 되돌릴 수가 없고 길이 없어 건너편 회룡마을로 갈 수도 없다.
마을회관에서 차를 돌려 왔던 길로 다시 천담마을까지 나와서
다리(천담교)를 건너  717번 도로를 타고 조금만 올라가면




고개 오르기 전에 우회전하는 길이 있다.
이 길로 막 접어들면 갈림길이 나오는데
이 갈림길에서 좌회전하여 4km 정도 가면
회룡마을을 거쳐 장구목에 이른다.

회룡마을에 이르면 차를 잠시 멈추어야 한다.
이 마을에서 강건너 구담마을이 한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산중턱에 옹기종기 집들이 붙어 있는데
빨갛고 파란 지붕들이 초등학교 때 상상으로 그렸던 풍경화랑 똑같다.
마치 60~70년대의 시간이 멈춰버린 듯
오롯한 시골풍경
구담마을은 누구에게나 마음의 고향으로 남겨두고 싶은 그런 곳이다.

회룡마을을 거쳐 조금만 더 내려가면 장구목이다.

가는 길에 지천으로 밤송이가 떨어져 있다.
오고가는 차도 없는 한가한 길이니
밤송이가 많이 떨어져 있는 곳에 잠시 차를 멈추고
발로 짖이겨 밤을 까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어디가 장구목이라고 써져 있지는 않다.
장군목가든이 있고 집 몇채가 모여 있으면 장군목인줄 짐작하면 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제가 올린 사진들을 눈에 담아두시고
그 장면들이 강에 나타나면 장구목인줄 아시면 된다.




지나치는 길가에 이런 안내판이 보일 것이다.
그러면 그곳에 주차하고 강가로 나가 요강바위를 찾아보시라...




요강바위는 이 마을 사람들이 수호신처럼 받들고 있는 바위란다.




요강바위




몸을 좀 낮췄더니 더 깊게 보인다.




외부에서 찍은 사진.
이 큰 바위를 중장비를 동원해 훔쳐가려는 사람들도 참 무지막지하다.




진메마을에서 천담마을
그리고 구담마을에서 회룡마을
강물을 따라 이어지는 길은 그 자체만으로도 영화의 한장면처럼 서정적이다.

이런 풍광은 순창군 동계면 어치리 장구목에서 절정에 이른다.
오랜 세월 동안 섬진강이 쓰다듬고 어루만져 다듬어놓은 절경이다.
기기묘묘하게 생긴 바위들이 강을 따라 이어져 있다.




하나같이 일부러 조각해놓은 듯 섬세하고 아름답다.




섬진강을 감싸는 주변 산들의 풍광도 수려하다.
산자락은 강기슭과 맞닿아 있고
강물은 산허리를 연신 쓰다듬으며 흘러내린다.
처음인데도 언젠가 한동안 머물기나 한 것 처럼 아늑하다.
















장구목을 마지막으로 오늘 답사를 끝내고 되돌아 가려니
마침 다른 팀들이 요강바위를 들여다보고 있다.
그 중에 한 사람이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기어이 나처럼 그 속으로 들어간다.

장구목을 나와 계속 진행하여 동계로 나오고
동계에서 우회전하여 순창으로 향한다.

순창으로 나와 고추장마을에 들러
감장아찌와 매실, 더덕장아찌를 구입했다.
집에 도착하여 얼음 동동 띄운 물에 밥말아서
사가지고 온 장아찌를 얹어 좀 늦은 점심을 먹으니 살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