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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디 단 낮잠 같은 여행, 담양의 푸른 숲을 거닐다

채우리1 2009. 8. 27. 13:40

 

달디 단 낮잠 같은 여행, 담양의 푸른 숲을 거닐다


푸르지 않은 건 유월이 아니다.  
여름의 한가운데로 치닫는 6월 담양은 푸르다 못해 눈이 부시다. 우중충했던 마음에도 “반짝” 신록의 빛이 스민다. 담양의 6월은 더 유난하다. 사시사철 담아두고 싶은 푸름이 펼쳐져 있다. 사철 푸르고 곧은 대나무만으로도 풍성한 여행이 될 텐데, 관방제림과 메타세쿼이아 길까지 걷자면, 마음 한가득 행복이 차오른다.
초록은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색이라지 않나. 잿빛으로 젖은 마음에 초록잎사귀로 길을 내어 주자. 담양의 6월은 푸르고 또 푸르다.



대나무골 나들이 시작은 '한국대나무박물관'에서

담양은 ‘한국의 죽향’ ‘대나무골’로 불린다. 대나무가 담양의 대표적인 이미지라는 의미다. 덕분에 대나무를 주제로 한  여행지들이 많다.
우선, 전국 유일의 대나무박물관에서 출발해 본다.
담양고속버스터미널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있는 ‘한국대나무 박물관’은 이름그대로 전통적 죽제품을 보존, 전시, 시연, 판매와 체험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이 이뤄지는 곳이다. 해마다 열리는 대나무 축제 기간에는 전국죽제품 경진대회가 열리기도 한다.

<우리나라 유일의 대나무박물관. 대나무에 관한 A TO Z을 알려주는 곳>

박물관에서는 대나무가 무엇인지, 대나무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관한 정보를 재미있게 담고 있다. 전시물에 따르면 “대나무는 순수한 우리말로, 원산지는 동남아 지역”이다. 수입식물이지만 <삼국유사>에 등장하는 ‘만파식적’이나 ‘죽엽군’ 등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나라에서도 신라이전부터 대나무가 자라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전 세계 어느 지역에서나 분포하고 있지만, 특히 아시아의 계절풍 지대에 흔하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중부 이남과 제주도에 많이 분포하고 있다고.
박물관 본관에서는 대나무의 생태에서 재배와 죽공예품 제작, 생활공예품에 이르기까지 대나무의 다양한 변신에 관해 전시하고 있다. 별관에서는 대나무 산업관, 미래관, 대나무 교육, 체험관, 대나무 체험관 등 대나무를 보다 현실 가까이서 느끼는 계기가 된다. 관람료는 어른 1,000원, 청소년 700원, 어린이 500원이다.


담양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소가 된 죽녹원.
마음까지 시원해 지는 죽림욕장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한국대나무박물관에 이어 대나무를 느끼러 발걸음을 돌릴 곳은 죽녹원이다. 담양여행에서 죽녹원을 빼 놓고 얘기 할 수 없을 만큼 ‘필요조건’인 죽녹원은 담양군에서 조성한 죽림욕장으로 대나무의 참맛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좀 가파르다 싶은 죽녹원 입구 돌계단을 하나씩 밟고 오르면 죽녹원의 본모습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빼곡하게 들어찬 대나무 숲길 사이사이로 들리는 댓잎소리는 청량하기 그지 없다. 시원함에 마음까지 샤워를 할라치면 댓잎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 한조각이 또 어디선가 비춰온다.
죽녹원 안에는 대나무 잎에서 떨어지는 이슬을 먹고 자란다는 죽로차(竹露茶)가 자생하고 있다. 죽림욕을 즐기고 난 후 죽로차 한 잔으로 마음의 여유까지 느껴볼 수 있는 곳이다. 죽마고우길, 선비의 길, 철학자의 길 테마별로 길에 이름을 붙여 뒀다. 마음에 세겨 걸어 볼 일이다. 입장료는 어른 1,000원, 청소년은 700원, 어린이는 500원이다.


세상사 고단함 씻어줄 댓잎바람,  너른 가슴 숲의 포옹 관방제림


 

↖담양천 징검다리,  오래된 숲의 푸근함 '관방제림'


죽녹원 앞으로 담양천이 흐르는데, 담양천에 놓인 돌 징검다리를 건너면 관방제림이 시작된다. 관방제림은 담양의 여타 관광지에 비해 조금 덜 알려 진 곳. 덕분에 메사세쿼이아길의 유명세가 부담스러운 여행자라면 주저 말고 호젓한 관방제림(천연기념물 제 366호)을 선택할 만하다.
관방제림은 보호수 177그루가 자생하고 있는 곳으로 조선 인조 26년(1648) 당시의 부사 성이성(府使 成以性)이 수해를 막기 위해 제방을 축조하고 나무를 심기 시작하였으며, 그 후 철종 5년(1854)에는 부사 황종림(府使 黃鍾林)이 다시 이 제방을 축조하면서 그 위에 숲을 조성한 것이라고 전해진다.
덕분에 나무의 최고 수령은 최고 300년에 이른다. 숲에는 푸조나무, 느티나무, 팽나무, 음나무, 개서어나무, 곰의말채나무, 벚나무 및 은단풍 등 여러 가지 낙엽성 활엽수들이 그늘을 만들고 있다. 나무의 크기도 세월의 그것만큼 장대하다. 줄기 둘레가 1m에 이르는 것부터 5.3m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2004년에는 산림청이 생명의숲가꾸기국민운동, (주)유한킴벌리 등과 공동 주최한 ‘제5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조금 지칠 만하면 나타나는 벤치는 마음의 위안 같다. 나뭇잎 소리는 나무 파도 소리가 되어 여행자에게 낮잠을 청하기도 한다.  “아이고~ 시원타” 그 말 한마디면 된다. 세상 젤로 시원한 말이다. 2km 가량 되는 관방제림을 걷다보면 숲 속 너른 품에 안긴 듯 세상 근심이 하나 둘 사라진다.



메타세쿼이아 터널 속 동화 같은 평화  

관방제림길이 끝나는 지점에 도로와 이정표가 보이기 시작한다. 도로를 건너면 메타세쿼이아가로수길의 시작이다. 이미 많은 영화와 드라마 CF 촬영 명소가 되면서 탄생 이후 가장 유명세를 치르고 있는 이 길은 ‘누구나 한번쯤 걸어 보고 싶은’ 길이 됐다.
메타세쿼이아길은 1970년대 초반 전국적인 가로수 조성사업 당시 내무부의 시범가로수길로 지정되면서 3~4년짜리 묘목을 심은 것이 자라 오늘날에 이르렀다. 지난 2002년 산림청과 생명의 숲 가꾸기 국민운동본부가 선정한 ‘가장 아름다운 거리 숲’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마치 메타세쿼이아 터널을 지나는 듯, 세상사와는 담장을 친 듯 평화롭고, 이색적인 모습이다.


길의 길이는 8.5km에 이르는 국도변 양쪽에 자리 잡고 있는 이 길은 자전거를 빌려 여유 있게 내달리는 것도 메타세쿼이아 길을 만끽 하는 방법이다. 특히 햇빛 쏟아지는 초여름이면, 햇살이 메타세쿼이아 잎 사이로 부서져 쏟아지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대나무골 담양의 문화를 체험하고 싶다면  ‘죽향문화체험마을’

대나무골 담양의 문화와 역사를 체험할 수 있는 죽향문화체험마을. 담양의 대표적 정자 5동을 재현해 놓았다.


올해 3월 개관한 죽향문화체험마을도 가볼만 하다. 이곳은 특히 KBS 인기프로그램인 <1박2일>의 촬영으로 개관 전부터 관심을 끌었다. 죽녹원 뒤편에 자리한 죽향문화체험마을은 생각보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면면이 알차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한옥체험’. 특히 가사문학의 산실인 담양의 정자문화를 대표하는 면앙정, 송강정 등 정자와 소리전수관인 우송당, 한옥체험장 등을 느끼고 체험할 수 있다. 
명창 박동실의 판소리 무대였던 ‘우송당’에서는 판소리 체험을, ‘죽로말차연구소’에서는 대나무 이슬만 먹고 자라는 담양 특산품 ‘죽로차’ 다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또한, 3동의 한옥으로 구성된 ‘한옥체험장’은 4평형 방 4개, 6평형 8개 등 총 12개의 객실을 갖춰 연중 민박이 가능하다.


“아삭아삭” 죽순회의 빨간 유혹

대표적인 담양의 대나무요리 죽순회. 아삭거리는 질감이 일품이다

대나무골에 왔으니, 대나무 요리를 맛보지 않을 수 없다. 담양의 떡갈비와 대통밥 정식은 기본, 제 철맞은 죽순회가 입맛을 돋운다. 봄이 무르익는 5월부터 6월말까지가 죽순요리를 맛볼 수 있는 시기. 죽순은 대나무 숲 땅 속에서 삼각뿔처럼 솟아오른다. 키가 30~40cm 가량 되는 죽순을 캐 하얀 속살이 나올 때 까지 껍질을 깐다. 이렇게 다듬은 죽순을 데치고 어슷 썰기를 해 오이와 각종 야채를 넣고 초고추장으로 무쳐 먹는다. 초고추장의 새콤함에 죽순의 향기로움이 더해져 집나간 입맛을 찾아 오는 일등공신이다. 죽순에 우렁을 넣기도 하는데, 담양에서는 죽순과 오이 우렁을 두고 죽순삼합이라 하기도 한다.


대통밥의 밥 한술과 친구 삼은 죽순회 한점은 어떤 산해진미 부럽지 않다. 입안에 퍼지는 향기로움과 아삭아삭 씹히는 맛이 일품. 죽순요리 점은 대부분 대통밥, 떡갈비 정식을 함께 취급한다. 죽순회를 따로 취급하기도 하고, 정식의 반찬으로 내주는 경우도 많다.
승용차 없이 담양을 여행한 다면, 담양군청 홈페이지에 안내되어 있는 택시투어와 도보코스를 이용해 봄직하다. 도보코스 중 초록빛 세상코스는 아름다운 숲 탐방길로 9km에 이르는 길을 걷는 코스다. 한국대나무박물관과 메타세쿼이아가로수길, 관방제림, 죽녹원, 죽향 체험마을을 거치며,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시간이 여의치 않다면 택시투어 코스를 이용해 보자. 가사문학코스 대나무 체험코스 등 동선에 따라 코스가 나눠져 있다. (문의 기사 하단 참고)

여행TIP

대중교통: 서울에서 담양까지 운행하는 버스는 1일 2회(10시 10분, 16시 10분) 운행한다. 시간은 3시간 45분소요. 버스 시간이 여의치 않다면 광주터미널에서 담양까지 운행하는 버스를 타면 된다. 직행버스, 일반버스(311, 322번) 모두 십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담양여행 도보코스(초록빛 세상 코스) 자세히 보기 및 교통편
한국대나무박물관(2.8km)메타세쿼이아가로수길(1.8km)관방제림(1.6km)죽녹원(2.2km)죽향체험마을(대나무숯가마 0.6km)


◎ 택시투어: 담양읍 정류소 옆 택시 대기소 또는 원하는 장소에서 출발하며 운임은 1시간당 15,000원(관광여건에 따라 코스 및 요금 조정이 가능하다)
◎ 문의: 택시문화관광해설사회 061-382-1379
◎ 죽순회 요리 맛볼 수 있는 곳:민속식당(061-381-2515) 송죽정 (061-381-3291)
죽녹원 첫집 (061-381-4021)명가죽순요리 (061-381-3822) 원조대나무통밥집 (061-383-9779)
◎ 묵을 곳: 골든리버모텔(굿스테이)(061-383-8960)   담양리조트 (061-380-5000)
대나무건강랜드(찜질방)(061-383-0001)
◎ 문의: 담양군청 문화관광과 관광진흥 담당 ☏ 061-380-31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