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을찾아서

마음을 움직이는 우리맛' 대령숙수의 손길 담긴 '운암정'

채우리1 2009. 9. 21. 00:57

 

 

 

‘마음을 움직이는 우리 맛’ … 대령숙수의 손길 담긴 ‘운암정’



요즘 ‘한식의 세계화’ 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그에 발맞춰 드라마 ‘식객’ 속 주인공인 성찬이 ‘마지막 맛’ 을 한식의 세계화에서 찾은 것처럼 ‘우리 전통의 맛’ 을 세계로 알리고자 탄생한 명소가 하나 있다. 그 곳은 대한민국 여행의 정석인 강원도. 그 중에서도 폐광촌의 흑빛을 형형색색의 색감으로 바꿔버린 하나의 커다란 ‘야생화 정원’ 정선. 음식 속에는 철학이 있고 눈물과 감동이 있다는 드라마 ‘식객’ 의 추억을 오롯이 간직한 ‘운암정’ 이다.



전통한옥의 고풍스러움과 단아한 정취가 어우러진 운암정



"요리에만 눈이 멀었지. 사람을 진심으로 이해하는 숙수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다. 음식은 결국 마음으로 만든다."

드라마 식객 세트장을 리모델링해 만든 운암정은 정선의 새로운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허영만은 만화 ‘식객’ 에서 음식 속에는 그 음식을 만든 사람이 있고, 사람과 사람과의 정이 있고, 철학이 있고, 눈물과 감동이 있다고 했다. 허영만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 식객의 무대가 된 운암정 역시 우리 전통음식의 진정한 맛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의 땀과 열정이 숨어있는 곳이다. 물론 만화 속 가상의 공간이면서, 드라마 세트장을 리모델링해 만든 ‘운암정’ 이지만 강원도 정선을 찾는 관광객들은 물론 외국인들에게 우리나라 대표선수격인 최고의 한식의 명소로 새로이 각광받기 시작했다.



마치 지체 높은 대감댁을 복원해 놓은 느낌의 고풍스러운 운암정



하이원 리조트 호수공원에 자리잡은 운암정은 격조 높고 멋스러운 전통한옥의 아름다움에 먼저 반한다. 마치 지체 놓은 대감댁을 복원해 놓은 느낌이다. 본관 운암정을 중심으로 다례관, 향정관, 식객관, 수랏간 등 총 5개의 건물로 구성되어 있는데 바로 뒤에 있는 현대식 리조트와 어우러져 색다른 풍경을 자아낸다. 현대와 전통의 조화쯤 될까.



한옥과 연못, 그리고 정자의 어우러짐이 운치를 더한다



마당에는 전통 분위기를 살린 연못과 정자가 있어 한옥의 운치를 더한다. 드라마 식객에서도 등장했던 장독대도 눈에 띈다. 드라마의 감동을 잊지 못해 찾아온 관광객들을 위한 포토존의 일환이지만, 실로 운암정의 맛의 비밀은 장독 안에 있다는 사실.





'음식의 맛은 장맛', 정성을 다해 만든 장으로 요리



운암정의 대령숙수 손덕모 조리장은 음식의 맛은 어떤 장을 쓰느냐에 달려있다고 한다



“드라마 속 성찬이 그랬던 것처럼, 음식 맛의 성패는 얼마나 ‘정성을 다한 장’ 인가 하는 것에 달렸지요. 저희 운암정에서는 10년 된 된장과 고추장, 20년 된 간장에 햇장을 섞어 쓰고 있습니다. 5년 동안 간수를 뺀 천연 조미료를 사용해야 또한 제대로 된 맛이 나지요.”

운암정의 대령숙수라고 할 수 있는 손덕모 조리장의 말이다. 그는 레시피 개발을 위해 서울의 궁중요리연구원, 풍기의 약선당 등 전국의 유명 전통음식점을 빠지지 않고 찾아다녔다고 한다. 운암정의 한식 메뉴는 전통 양반가의 상차림인 ‘낮것상’ 과 만화 식객에서 소개된 음식을 기본으로 한 상차림인 ‘식객반상’, 궁중요리의 기본상차림인 수라정식 등 모두 22가지. 가격은 3만 5천원부터 30만원까지 만만찮은 가격이지만 전통 궁중요리를 맛보고자 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세계 속의 음식을 꿈꾸는 한식의 새로운 맛과 향기



만화 식객에서 소개된 음식을 기본으로 한 ‘식객반상



모든 음식은 궁중, 약선요리 최고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았고, 맛과 재료는 물론 그릇 역시 전통 그대로를 살리고 있다. 운암정의 인기메뉴는 역시 낮것상인 한우육회골동반과 식객반상이다. 식객반상은 강원도의 토속 전인 칡전과 새우샐러드로 대표되는 에티파이저, 메인요리, 오미자차와 디저트까지 한국적인 음식들의 향연에 보는 이의 입맛을 한껏 자극시킨다.



낮것상으로 인기 높은 한우육회골동반과 오방색잡채. 보는 이의 입맛을 자극시킨다



또한 오방색잡채, 참살나죽 나박김치, 삼백초로 만든 짱아찌, 완도 전복찜, 전유화, 삼진미 젓갈 등은 조리장의 말처럼 모든 음식에 국내산 천연재료를 사용해서인지 음식이 깔끔하고 정갈한 맛과 재료의 묘미가 그대로 살아있다. 탕으로 나오는 유황오리탕은 국물 맛은 구수하면서도 깊이가 있는데 24개월 이상 홍삼과 유황을 먹인 오리로 구입가격만 20만원이 훌쩍 넘는다고 한다. 또 하나 재미있는 것이 밥. 이곳에서는 쌀을 직접 도정해 바로 밥을 짓는다.



전통차를 마시며 갖추어야할 예의를 경험할 수 있는 다례관



“좋은 재료를 써야 좋은 맛을 낼 수 있는 것이지요, 물론 정성은 기본이구요.”

손덕모 조리장은 운암정을 세계인들이 찾고 싶어하는 ‘한식의 중심지’ 로 키우고 싶다는 포부도 함께 밝혔다. 식사를 마친 후에는 운암정 다례관으로 가본다. 다례관은 우리나라의 전통차를 마시면서 갖추어야할 예의를 경험할 수 있는 곳으로 외국인뿐만 아니라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관광객들에게도 인기다.





해발 1100m, 하늘이 가꾼 '천상의 화원' 함백산 만항재



야생화로 가득한 만항재는 매년 여름 야생화축제도 벌어진다



한국의 맛을 느꼈다면, 한국의 멋을 맛보는 건 어떨까. 야생화가 핀 초가을의 정선 한백산의 풍경이다. 먼저 함백산은 우리나라에서 여섯 번째로 높은 산인 함백산은 사북, 고한과 태백을 잇는 고갯길인 만항재로 유명하다. 만항재는 자동차가 올라갈 수 있는 고개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나 만항재로 오르는 길은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로 유명하다.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 중 하나인 정암사. 사리가 안치된 수마노탑의 모습



가는 길 중간에는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의 하나인 천년고찰 정암사도 들어앉아있다. 아담하고 정갈한 이 절집은 신라 선덕여왕 때 자증율사가 세운 절로 사리가 안치된 수마노탑이 눈길을 끈다. 마노석을 쌓아올린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7층 모전석탑인 수마노탑은 보궁 뒤쪽 급경사를 이룬 천의봉 절벽 위에 축대를 쌓아 만든 대지 위에 있다.



이 곳은 지상에서 가장 높은 ‘천상의 화원’, 하늘이 꽃피운 곳이다



여유롭고 또한 아름다운 길을 산책하듯 드라이브 하다 길 양 섶으로 핀 이름 모를 야생화를 만나는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감동이다. 또한 키가 큰 낙엽송들 사이로 달리는 맛은 상쾌하기 그지없다. 야생화에, 낙엽송에 취해 달리다보면 어느새 정상. ‘천상의 화원, 만항재’ 라는 팻말이 나온다. 팻말 왼쪽으로는 함백산 등산로가, 오른쪽으로는 야생화탐방로가 있는데 특히나 야생화탐방로는 얼레지, 긴산꼬리풀, 개미취,두루미꽃, 은방울꽃 등 야생화가 가득해 매년 여름에는 야생화축제도 벌어진다. 횡재를 만난 벌과 나비, 잠자리 떼는 이꽃 저꽃 넘나들며 쟁탈전을 벌인다.



들꽃 같은 미소를 가진 야생화마을의 한 아주머니. 보는 이의 마음도 즐겁다



만항재를 내려오는 길에는 마을 전체가 야생화 그림으로 뒤덮인 만항 야생화마을도 만난다. 파스텔톤의 벽면에 예쁜 꽃그림으로 단장하고 있는데, 한 폭의 동화 속 마을 같다. 마루에 걸터앉은 아주머니는 들꽃 같은 미소로 외지에서 찾아온 객을 반갑게 맞이해주신다. 함백(咸白)이 ‘크게 밝다’ 는 뜻이라더니, 이런 들꽃들이, 이런 사람들이 있어 더욱 밝고 환하게 빛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초가을, 정선 더 가볼만 한 곳



민둥산 민둥산 자세히보기

가을 억새산행지이자 철도산행지의 대표적인 산이 정선 민둥산이다. 민둥산은 해발 1118.8m로 억새산이라고 할 만큼 온통 억새로 뒤덮혀 있다. 산 7부능선까지는 관목과 잡목이 우거져 있고, 정상부분은 나무가 거의 없다.



정선 아우라지 레일바이크 정선아우라지레일바이크 자세히보기

철길따라 자전거를 타고 흐르는 풍경을 감상하는 레일바이크. 정선 아우라지를 거쳐 구절리까지 달리던 기차가 끊긴 철길에 새로운 레포츠로 각광받는 레일바이크를 설치, 정선아리랑의 애절한 사연과 함께 정선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게 되었다.



여행 Tip



운암정 가는 방법

1) 영동고속도로 - 만종분기점(남원주, 제천 방면), 제천톨게이트 - 국도 38호선 - 영월 - 사북 - 고한 (약 3시간 30분 소요 / 하이원 리조트 분수대 맞은편)

2) 영동고속도로 - 여주 갈림목 - 중부내륙고속도로 - 감곡 나들목 - 국도 38호선 - 박달재 - 제천 - 영월 - 사북 - 고한

운암정 운암정 자세히보기

드라마 '식객' 촬영지. 강원도 정선의 하이원리조트 호수공원에 자리잡은 운암정은 세계를 겨냥한 만큼 고급스럽게 꾸며진 전통한식당이다. 본관을 중심으로 다도를 체험할 수 있는 다례관, 별실인 향정관과 식객관, 주방인 수랏간이 자리를 잡았다. 마당에는 작은 연못인 운암지와 정자인 운암루가 있다



운암정 가격안내

낮것상 35,000원~120,000원, 식객반상 80,000원, 반수라정식 130,000원, 수라정식 150,000원 등이다.



함백산 만항재 가는 방법

* 영동고속도로 - 만종분기점(남원주, 제천 방면), 제천톨게이트 - 국도 38호선 - 사북 - 고한 - 414 지방도 - 정암사 - 만항재

함백산 만항재 함백산 만항재 자세히보기

강원도 정선군 고한읍과 영월군 상동읍 그리고 태백시 등 세고장이 한데 만나는 지점에 만항재라는 고개가 걸려 있다. 남한에서 여섯번째로 높은 함백산(해발 1,573m) 줄기가 태백산(해발1,567m)으로 흘러내려 가다가 잠시 숨을 죽인 곳이라는 만항재는 우리나라에서 포장도로가 놓인 고개 가운데 가장 높은 지점에 위치한 고갯길로 알려져 있다. 해발 1,313m로 지리산 정령치(해발1,172m)나 강원도 평창과 홍천의 경계선인 운두령(해발1,089m)보다도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