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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익살과 해학 숨어든 호랑이 마을 … ‘복거마을’ 로의 氣찬 ...

채우리1 2010. 2. 8. 17:05

 

 

 


“호랑이가 나타났다!”


그래서일까. 경인년 새해 첫날부터 안성의 복거마을에는 호랑이의 용맹스러운 기를 받으러 온 사람들로 북적인다. 예로부터 호랑이가 살았다는 전설이 내려오는 복거마을은 이리 봐도 호랑이, 저리 봐도 호랑이. 사방이 온통 호랑이 천지다. 그렇다고 너무 놀랄 건 없다. 살아있는 호랑이가 아니라 호랑이 모습을 한 조형물과 벽화들이기 때문이다. 때로는 용맹함으로, 때로는 친근함으로 우리 가슴속에 새겨진 호랑이. 그들의 아지트로 새롭게 변신한 복거마을로의 기운찬 여행을 시작해보자.
 


 '복호리'. 호랑이 무늬로 마을 이름을 새겼다

   둥근 원으로 호랑이를 그려낸 마을의 벽화

 

  
                                                 금새라도 호랑이가 튀어나올 것만 같은 생생한 느낌의 벽화

 

공공미술로 호랑이 살려낸 호랑이마을  


안성시 금광면 신양복리에 위치한 복거마을은 원래 뒷산의 형세가 호랑이가 엎드려 앉은 형세에다 호랑이가 자주 나타났다는 전설 때문에 호동(虎洞) 또는 복호리(伏虎里)라 불렸었다. 전설로만 전해지던 복호리의 호랑이가 다시 세상에 알려지게 된 것은 바로 작년 6월. 행정안전부의 ‘살기 좋은 지역 만들기’ 공모사업의 일환인 ‘아름다운 미술마을 만들기’ 프로젝트 때문이다. 안성시, 그리고 대안미술공간 소나무 외에도 마을에 사는 어르신들이 모두 힘을 합쳐 ‘호랑이가 살던 미술마을’ 로 대변신을 하게 된 것. 마을 내에는 각종 예술작품이 전시됨은 물론 담장, 지붕 등에도 호랑이 그림을 그려내 생활 속의 예술 공간을 체험할 수 있는 멋진 공간으로 바뀌었다. ‘호랑이가 살던’ 마을은 관람로를 따라 ‘하늘에서 호랑이가 내려온다’, ‘옥상위의 호랑이’ , ‘호랑이를 기다리며’ ,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 , ‘소’, ‘꽃밭과 소’ 등 52개 작품을 둘러볼 수 있다.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 이야기가 담벼락 가득



             각종 고철을 모아 만든 '동구 밖 호랑이' 조형물
 
            호랑이 머리, 꼬리를 줄이어 그려넣은 도로의 난간


마을 입구로 들어서면 맨 먼저 ‘동구 밖 호랑이’ 가 객들을 반겨준다. 솥뚜껑과 쇠, 호미, 낫 등 고철을 모아 만든 호랑이 조형물이다. 처음 이 조형물이 만들어질 당시에는 몇몇의 동네주민들이 흉물스럽다고 치우라고 성화였지만, 마을을 찾은 관광객들이 조형물을 보고 신기해하면서 사진을 찍는 모습에 지금은 오히려 마을을 지키는 든든한 ‘수호신’ 인 듯 애지중지하게 되었다고.
 



     창고의 구부정한 기둥을 이용해 그린 벽화. '호랑이 담배피는 시절' 이란 주제로 그려졌다

 

동네를 돌다보면 전봇대, 담벼락, 지붕, 옥상 할 것 없이 수많은 호랑이들과 마주친다. 마을회관 옥상에는 하얀 이를 드러내고 있는 호랑이가, 도로의 난간에는 호랑이 머리와 꼬리를 각각 그려놓아 마치 긴 호랑이가 어슬렁어슬렁 걸어가는 모습처럼 보이기도 한다. 창고의 구부정한 기둥을 이용해 그린 벽화도 눈에 띈다. 이름하여 ‘호랑이 담배피는 시절’ 이다. 토끼를 앞세우고 담배를 피우는 호랑이의 모습은 마치 할머니의 옛날이야기를 듣는 듯 생생한 느낌을 받게 된다. 또 다른 집 담벼락에는 둥근 원을 이용해 동글동글 귀여운 호랑이를 그려놓았다. 이같이 익살과 장난끼가 물씬 풍기는 호랑이의 모습은 두려움 대신 친근함만 느껴진다.    





        외양간에 뚫린 창문을 소의 눈으로 활용한 '전원길'
 
  일명 닭 쫓던 호랑이. 도망간 닭을 향해 손짓하는 모습이 재밌다


 “나도 꽃그림, 아니면 호랑이 그림이 좋아. 울 집은 소야 소. 근데 사람들이 그러대, 소 그림이 젤로 좋고 멋있다고. 호호호.”


마을 이곳저곳을 한참 구경하다, 인상 좋게 생기신 아주머니와 마주쳤다. 마을 자랑 좀 해달라는 기자에 말에 오늘은 화장도 하고 오지 않아서 사진 찍는 것이 부끄럽다고 손사래를 친다. 대신 자신의 집 담벼락에 그려진 소 그림을 가리키면서 연신 자랑을 하신다. 


“사람들? 많이 오지. 우리야 좋지. 노인들만 많았던 동넨데, 젊은 사람들도 오고 하니 좋지. 특히 작년엔 소의 해라서 우리 집이 인기가 젤로 좋았는데…. 아무튼 이 그림들이 그려진 이후부터 사람들이 많이들 찾아오니까 이야기 동무도 되고 참 좋아.”


자전거 타고 호랑이 마을 한바퀴 돌아볼까?


 

 

 

                         복거마을의  벽화는 익살스러우면서도 기발해 보는 이들로 하여금 웃음이 절로 나오게 한다
 

전봇대 앞에는 등 타기 놀이하는 아이들 모양의 조각품도 세워졌고, 동네 사람 모습을 본 따 만든 의자도 생겨났다. 호랑이 그림을 이용해 마을 이름도 새겨놓았다. 막 뒷산에서 어슬렁 걸어 나오는 듯, 호랑이굴을 지나 벽을 뚫고 나오는 듯 생생하게 그려진 그림도 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마을 어르신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촬영, 확대하여 붙여놓은 담장이다. 무엇이 그리 재미나는지 깔깔대며 웃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소박한 시골사람들의 정취가 물씬 풍겨 저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진다. 자전거를 타고 달려도 좋은 곳이 또한 복거마을이다. 자전거를 타고 동네를 한 바퀴 돌다보면 ‘어흥~어흐흥’ 어린 시절 할머니가 들려 준 전래 동화의 추억 속으로 빠져드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될 테니 말이다. 



<안성 함께 가볼만한 곳>



홍길동의 전설 가득한 ‘칠장사’

칠현산 기슭에 있는 사찰로 신라 7세기 중엽에 자장율사에 의하여 개기하였다는 칠장사. 11세기경 혜소국사가 7악인을 제도한 고사에 따라 산이름을 7현산이라 부르게 되었으며 칠현인이 오래 머물다 하여 칠장사로 명하였다. 특히 벽초 홍명희의 임꺽정 역사 소설의 일곱 도적과 병해스님 얘기의 배경이 된 곳으로 유명하다. 신라의 궁예가 13세까지 칠정사에서 유년기를 보내면서 활연습을 한 활터가 남아있고, 특히 나한전은 어사 박문수가 기도를 드리고 장원급제를 했다고 전해진다. 때문에 칠장사는 과거 시험에 장원을 꿈꾸던 선비들이 많이 찾았고, 현재도 수험생 자녀를 둔 사람들의 공양이 많이 있는 곳이다.    
 ☞ 칠장사 자세히 보기

 


복을 나눠주는 ‘구메농사마을’  

칠현산 칠장사 바로 앞은 ‘복조리마을’ 로 알려진 구메농사마을이다. 정초에 복조리를 주고받음으로써 복을 기원했던 우리의 미풍양속이 이 마을에선 일상이 되고 있다. 복조리 만드는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또한 마을 주민들은 청정 지역에 위치한 이점을 살려 생태연못을 조성해 홍련, 백련을 심고 미꾸라지 같은 민물고기도 풀어 놓았다. 이 연못은 체험장으로도 활용돼 여러 가지 동식물들을 관찰할 수 있다. 최근에는 전통 약차 만들기 프로그램도 운영되고 있다. 마을에 조성된 연못에서 나온 백련을 이용해 만드는 연잎차 만들기부터 시작해서 쑥차 만들기, 뽕잎차 만들기, 댓잎차 만들기, 감잎차 만들기 등이 가능하다. 마을 곳곳에는 독립형 숙박시설이 있어서 하루 묵으며 조용히 쉬어가기도 좋다.  ☞ 구메농사마을 자세히 보기


몽환의 섬 ‘고삼저수지’

몽환적이고 서정적인 신비감을 간직한 천혜의 장소, 김기덕 감독의 영화 <섬>의 주 무대인 고삼호수는 푸른 물과 그 위에 떠있는 좌대의 풍경이 인상적이다. 영화 제목처럼 고삼호수도 마치 외부의 세계와 단절된 또 다른 공간인 셈이다. 고삼호수는 낚시터로 유명하지만, 영화가 개봉된 후 관광코스로도 알려지기 시작했다. 영화에서는 호수 모두를 오픈세트화 해 원형 그대로 고즈넉한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 이 곳은 깨끗한 수질에 수심이 얕고 연안에 수초가 잘 형성되어 있어 붕어와 잉어가 특히 많다. 때문에 강태공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주변의 명승지로는 우리나라 천주교인들의 성지인 미리내도 있다.  ☞ 고삼저수지 자세히 보기

 


<여행 팁>

◎ 복거마을 가는 방법
 
1) 자가이용 : 경부고속도로 안성 IC - 안성시청 방면 38번 국도 - 안성시 - 302번 지방도 - 금광면 방면

                      * 내비게이션 경기도 안성시 금광면 신양복리 295

 2) 대중교통 : 서울 남부터미널, 동서울터미널, 강남고속버스터니널  안성행 안성시내 - 금광면 방면 버스(20분 소요)

안성 여행 문의 : 안성시 관광안내소 031-677-1330/경기도 종합관광안내소 031-1330



                                   - 글 ․ 사진 : 한국관광공사 국내온라인팀 손은덕 취재기자(tossong@naver.com)

출처 : 이(E)투어 - 국내 테마여행
글쓴이 : 여행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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