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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긋하게 즐기는 물 위에서의 산책, 투어링 카약

채우리1 2011. 10. 21. 12:21

 

 


 

 

 

 

 

 

 

가파른 급류 사이를 넘나들던 ‘배’를 처음 접한 건 <리버와일드>라는 영화에서였다. 전직 래프팅 가이드 출신 주인공은 가족을 지키기 위해 급류로 향한다. 물보라 일으키며 부서지는 물살과 그곳으로 돌진하던 배, 모두 눈을 뗄 수 없었다. 언젠가 한번쯤 경험해 보고도 싶었다.

 

그로부터 한참 후였다. 물살 빠른 계곡을 헤쳐 나가는 레포츠, 래프팅을 알게 된 것은. 언제부턴가 래프팅은 여름철 대표 레포츠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8~10명이 한팀이 되어 배에 올라 노를 저어 앞으로 나간다. ‘하나 둘’ 구호에 맞춰 거센 급류도 뚫고 나간다. 배가 뒤집혀 물에 빠지기도 한다. 재미도 있고 스릴도 있다. 래프팅의 묘미다. 하지만 아무래도 노약자나 어린아이 등은 체험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100여년 전 이누이트족의 사냥용 배, 레저용으로 태어나다



                          자라섬 자락 북한강 줄기로 카야킹을 나섰다. 잔잔한 물줄기가 오롯이 전해진다



오늘은 뱃놀이는 하고 싶으나 거센 물살은 무서워 다가갈 수 없는 이들을 위한 뱃놀이를 소개하려 한다. 바로 카약(kayak)이다. 뱃놀이라고 하면 생소할 수 있어 가장 잘 알려진 래프팅을 먼저 설명했다. 이번 주인공은 카약이다. 카약은 북극, 캐나다, 그린란드, 시베리아에 걸친 광대한 북극 툰드라 지대에 분포하는 수렵민, 이누이트(Innuit)족이 사용하는 배를 말한다.

 

잠깐, 이누이트족에 대해 알고가자. 이누이트보다 에스키모(Eskimo)라는 이름으로 더 친근하다. 그러나 에스키모는 외부인들이 붙인 이름으로 ‘날고기를 먹는 사람들’이라는 뜻을 갖고있다. 그들 스스로는 ‘인간’이란 뜻의 ‘이누이트’라고 부른다. 그들의 터전인 툰드라 지대는 연중 대부분 눈과 얼음으로 덮여 있다. 이누이트족은 이곳에서 어로 수렵을 하며 살아간다. 그때 사용하는 배가 바로 카약이다. 배의 가운데 동그랗게 구멍을 뚫어 그곳에 자리를 잡고 양날 패들을 저어 나간다.

 

이번 카약은 한국에 후지타카약을 소개하고 있는 은송통상의 조규룡 대표와 함께 했다. 한국에 카약을 이만큼 알린 것에는 그의 공이 적지 않다. 오늘의 목적지는 가평 자라섬 주변의 북한강 줄기. 자라섬에서 남이섬까지 달리는가 싶어 기대가 크다. 하지만 남이섬 선착장에서 출발하는 여객선 운항으로 위험하단다. 대신 자라섬에서 가평교와 경강교 방향, 북쪽으로 오르기로 한다.

 


    <왼쪽> 일체형 카약에 비해 운송이 자유로운 조립식 카약을 조립중인 조구룡 대표. 배낭에 들어있는 카약 부품들을 꺼내 조립
     하는 데는 15분에서 20분이면 충분하다. 나무와 파이버글라스로 이루어진 프레임을 조립해 폴리에스테르 소재의 선체 외피에
     끼워 넣으면 카약이 완성된다
    <오른쪽> 출항전 패들링 교육을 받는 체험족들. 투어링 카약은 간단한 교육 후 남녀노소 모두 어렵지 않게 즐길 수 있다

    

“물줄기가 풍부한 우리나라는 카약을 즐기기 좋은 환경이에요. 산 좋고 물 좋은 금수강산을 물 위에서 여행하는 게 바로 카약의 묘미랍니다. 강원도 홍천강과 동강, 무주 금강 등을 많이 찾아요. 어디를 가도 물줄기가 있으니 어디서건 카약을 즐길 수 있죠. 아직 대중화 되지는 않았지만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에요.”

 

자, 여기서 카약의 종류를 알아보자. 카약도 래프팅처럼 급류를 타고 넘는 급류용이 있다. 해수욕장에서 볼 수 있는 투명카약 같은 레크레이션 카약도 있다. 그리고 강이나 바다에서 잔잔한 물줄기를 유영하는 투어링 카약이 있다. 흔히 카약이라고 하면 ‘투어링 카약’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다.

 

투어링 카약은 또 일체형인 콤포지트 카약(composite kayak)과 조립형인 폴딩 카약(folding  kayak)으로 나뉜다. 이중 부피를 줄일 수 있는 폴딩 카약은 차에 싣고 다니는 등 이동이 용이하다. 조립도 20여분이면 충분하다. 폴딩 카약은 배의 뼈대인 프레임과 이를 감싼 폴리에스테르 소재 표피로 구성된다. 100여년 전, 이누이트는 포획한 바다표범의 가죽과 뼈로 날렵한 카약을 만들어냈다. 가죽배는 가벼워 속도가 빨랐다. 사냥용으로 시작한 카약은 현대로 넘어오면서 레저용으로 변신했다.

 


                          패들링 교육을 마친 후 첫 출항에 나선 카약 체험자. 카약에 오를때의 어색함은 물 위에 오르는
                          순간 사라진다


 

노 젓기(패들링) 교육으로 출항 준비를 마친다. 노의 양쪽에 블레이드(수면에 닿는 부분)가 있다. 카약과 비슷한 카누는 노의 한쪽에만 블레이드가 있다. 배 윗부분이 막힌 카약과 달리 뚫려있다는 차이점도 있다.
 

몸을 낮추고 카약에 오른다. 중심을 잡고 허리를 펴고 두 다리는 앞으로 쭉 뻗는다. “웬만해서 뒤집어지지 않으니 걱정 말라”며 “빠른 물살을 만드는 제트스키만 조심하면 된다”는 당부가 들려온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느릿한 뱃놀이


    <사진전체> 1인용 카약(왼쪽) 2인용 카약(오른쪽). 2인용의 경우 한 사람만의 패들링으로도 배가 나아간다. 덕분에 어린 아이를 둔
     가족 단위 체험객들이 즐겨 찾는다

 

오늘 체험 카약을 신청한 이들과 함께 출항한다. 유선형의 카약이 미끄러지듯 물살을 가르며 나아간다. 몸의 중심이 낮아졌기 때문일까. 땅 위에서 봤던 것과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유유자적 천천히 나아간다. 양쪽으로 패들을 저으면 앞으로 나아가니 물의 흐름이 몸 전체로 전해진다. 가고 싶은 방향의 반대쪽 패들을 저으면 선체가 방향을 튼다. 신기하다. 빠르지는 않지만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내가 낼 수 있는 속도만큼 움직인다. 정직한 뱃놀이다.

 


 

                         모두 어렵지 않게 카약을 즐겼다. 재미는 물론, 생각보다 운동이 된다는 의견이 많다. 성인 남자
                         한사람이 충분히 들 수 있는 무게로 조립과 분해 모두 어렵지 않다

 
  
 

“처음에는 좀 어렵더니 금방 익숙해졌다. 어렵지는 않다. 보기에는 정적인 것 같았는데 끊임없이 패들을 저어야 하니 은근히 운동된다.”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투어링 카약은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이다. 캠핑족들 사이에서는 캠핑과 함께 즐길 대표적인 아웃도어로 꼽힌다. 2인용 카약을 타면 한 사람은 굳이 패들링을 하지 않아도 된다. 2인용을 차지한 커플은 속도도 2배로 빠르다. 1인용 카약에 오른 이들은 서로 가까이 다가가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똑같은 풍경도 새롭게 다가오는 물 위에서의 산책, 단풍이 진해질 즈음은 어떨까.

 

 

 가평 볼거리&즐길거리


    연인산 오토캠핑장 자세히보기                운악산 자세히보기                                아침고요수목원 자세히보기


    자라섬 오토캠핑장 자세히보기                남이섬 자세히보기                                청평호반 자세히보기



카약 팁

체험 카약을 맛보고 싶거나 카약을 사고 싶다면? 한국 카약 1세대로 꼽히는 은송통상의 조구룡 대표에게 문의하면 된다. 카약과 캠핑(cafe.daum.net/fujitakayak) 사이트에서도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남녀노소 초보자도 즐길 수 있는 체험 카약은 1회 10만원 선.



여행정보

<교통>
수도권 서울(강북)→46번 국도(경춘 국도)→구리→남양주→마석→청평→가평 <1시간30분 소요>
           서울(강남)→올림픽대로→팔당대교→6번 국도→능내리→45번 국도→새터삼거리→청평→가평 <1시간30분 소요>
영남권 부산→부산대구간고속도로→동대구분기점→경부고속도로→금호분기점→중앙고속도로→춘천IC
           →46번 국도→가평 <5시간20분 소요>
호남권 광주→호남고속도로→논산분기점→논산천안고속도로→천안분기점→경부고속도로→판교분기점
           →서울외곽고속도로→남양주IC→6번 국도(남양주 방면)→46번 국도→가평 <4시간30분 소요>



<별미>
가평에서 무엇을 먹을까. 먼저 가평에서 무엇이 많이 나는 지와 위치를 살펴보자. 축령산 일대에서 잣이 많이 난다. 고소한 잣국수와 잣막걸리가 가평 별미로 자리잡은 이유다. 또 북한강을 경계로 강원도 춘천이 시작되는데 춘천하면 닭갈비가 떠오르지 않는가. 남이섬을 오고가는 배가 운항되는 남이섬 선착장 주변에 닭갈비집이 몰려있는데, 이 남이섬 선착장이 가평군 가평읍에 속한다. 이렇게 가평에서는 잣국수와 닭갈비를 선두로 맛있는 여행이 시작된다. 여름 별미인 국수호박도 있고 북한강 줄기를 따라 민물매운탕도 맛볼 수 있다.

남이섬 선착장 근처의
 - 한옥닭갈비(031-582-1692)와
 - 남이섬춘천닭갈비(031-581-2127),
 - 청평호 인근의 소양강민물매운탕(031-584-5561) 등이 있다.

잣국수는 아침고요수목원 근처에 자리한
 - 초가집(031-585-6597),
 - 설악면의 종점가든(031-584-0716) 등에서 맛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