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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의 마음으로 옛 고개를 넘다, 경북 영주

채우리1 2009. 12. 15. 15:32

 

 

선비의 마음으로 옛 고개를 넘다, 경북 영주


선비촌<사진촬영 : 여행작가 정철훈>  


선비의 마음으로 옛 고개를 넘다, 경북 영주


위치 : 경북 영주시 순흥면 청구리 357 선비촌

       경북 영주시 부석면 북지리 148 부석사


영주하면 역시 부석사와 소수서원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멋스러운, 꼭꼭 숨겨두고 싶은 또 다른 명소들도 많이 있다. 그 중 마구령(810m)과 고치령(760m)을 잇는 드라이브 코스는 정말이지 꼭꼭 숨겨두고 싶은 곳 중 한 곳이다.

마구령과 고치령을 넘나드는 드라이브는 부석사가 위치한 부석면에서 시작한다. 그러니 본격적인 드라이브에 앞서 우선 영주를 대표하는 고찰인 부석사를 둘러보는 게 순서다. 영주의 불교문화를 대표하는 부석사는 676년 의상대사가 창건한 천년고찰로 배흘림기둥으로 알려진 무량수전(국보 제18호)을 포함해 많은 문화재를 품고 있는 사찰이다. 무량수전은 안동의 봉정사 극락전(국보 제15호) 다음으로 오래된 목조건물이지만 그 아름다움에 있어서는 대한민국 최고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건축물이다. 무량수전의 주불인 소조아미타여래좌상(국보 제45호), 무량수전 앞 석등(국보 제17호), 무량수전 옆 3층석탑(보물 제249호) 등도 꼼꼼히 둘러보아야 할 부석사의 볼거리들이다.


부석사 노을<사진촬영 : 여행작가 정철훈>


부석사 무량수전의 소조아미타여래좌상<사진촬영 : 여행작가 정철훈>


부석사를 둘러봤으면 이젠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즐겨볼 차례다. 코스는 부석사에서 마구령을 넘고 다시 고치령을 따라 단산으로 돌아오는 47km 구간이다. 드라이브는 부석사에서 거슬러 내려오다 만나는 두봉교에서 시작한다. 이곳에서 영춘․남대리 방면으로 우회전하면 마구령으로 이어지는 935번 지방도가 나온다. 길은 차량 하나가 간신히 지날 정도로 좁고 가파르지만 그래도 도로 포장상태가 좋아 운전에는 큰 어려움이 없다. 물론 하늘을 덮을 듯 솟은 숲길의 운치도 빼놓을 수 없다. 여유가 된다면 드라이브 보다는 걷기에 좋은 길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길은 호젓하다.

마구령을 넘어온 길은 남대리를 거쳐 충북 단양군 영춘면의 의풍1교에서 다시 고치령 길로 접어든다. 도로 상에 고치령을 알리는 이정표는 없으니 의풍1교 지나 좌측으로 보이는 소백산국립공원 간판을 이정표 삼아 방향을 잡으면 된다. 비포장도로는 고치령과 맞닿아 있는 아담한 산골마을 마락리까지 이어진다. 경북 영주시 단산면에 속해 있는 마락리는 오래 전 고치령을 오가던 보부상의 말들이 험한 고갯길에서 발을 헛디뎌 자주 떨어졌던 곳이라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 이름처럼 마락리에서 시작하는 고치령 고개는 계곡도 깊고 길도 제법 험하다. 이즈음에서 잠시 차를 멈추고 한 호흡 쉬어가는 것도 괜찮다. 60~70년대 시골마을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마락리는 천천히 걸어도 20~30분이면 마을 곳곳을 다 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자그마하다. 그렇게 속내를 들여다보고 있으면 마치 외갓집에 온 듯한 따뜻함이 느껴진다. 마락리에서 가장 큰 건물은 지금은 폐교가 된 마락분교이다. 교문 옆 교적비에는 1964년 개교해 1991년 폐교할 때까지 모두 147명의 학생을 배출했다는 내용이 새겨져 있다. 아이들이 떠난 학교는 이제 청소년수련원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아이들이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마락분교 옆으로는 자그마한 가게도 하나 자리해 있다. 사실 가게라 하기에는 그 규모가 민망할 정도지만 그래도 마을주민들 사이에서는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고마운 존재다. 마락리에서 고치령 정상까지는 다시 굽이굽이 돌고 도는 길을 7km 정도 올라야 한다.


고치령<사진촬영 : 여행작가 정철훈>


마락리에 남아 있는 유일한 가게<사진촬영 : 여행작가 정철훈>


태백산과 소백산이 만나는 고치령 정상에는 자그마한 산신각이 하나 자리해 있다. 단종과 금성대군을 함께 모셔놓은 곳이다. 단종복위운동 당시 순흥에 있던 금성대군의 밀사들이 영월 청령포까지 단종을 만나러 가던 길이 바로 고치령이다. 그래서 영주사람들은 고치령 북쪽 영월에서 죽은 단종을 태백산 신령으로 삼고, 남쪽 순흥에서 단종복위운동을 하다 안동에서 죽은 금성대군을 소백산 신령으로 삼아 매년 정월 열 나흗날에 이곳 산신각에서 산신제를 벌인다. 

산신각을 지키는 네 개의 장승을 뒤로 하고 고치령 정상에서 좌석리, 옥대리를 거쳐 단산면소재지까지 내려오면 47km에 걸쳐 소백산 능선을 에둘러 온 드라이브도 마무리 된다. 이곳에서 우측방면으로 방향을 잡으면 영주여행의 1번지랄 수 있는 소수서원과 영주선비촌을 둘러볼 수 있다.

영주시 순흥면에 자리한 소수서원과 선비촌은 선비들의 기상과 삶이 담긴 공간이다. 제일 먼저 볼 곳은 소수서원. 수령 300~1000년 된 소나무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숲이 서원 입구에 자리하고 있다. 영주 사람들은 이 숲의 소나무들을 학자수라 부른다. 추운 겨울을 지나면서도 푸름을 잃지 않는 소나무처럼 선비들도 그 기상을 닮아야 한다는 뜻이다. 서원의 구조는 강학영역과 제향영역으로 나뉘는데 강학영역은 학문을 닦고 배우는 공간으로 소수서원의 가장 앞에 강학당(보물 제1403호)가 위치하고 그 뒤로 지락재와 학구재 그리고 일신재와 직방재가 위치한다. 여기에서 재미있는 것은 각각의 건물에서도 위계질서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인데, 스승이 머물던 직방재와 일신재가 제자들이 머물던 학구재나 지락재 보다 기단의 높이가 높고 건물의 위치도 두 칸 앞으로 나와 있다는 점이다. 스승들이 기거하는 건물을 두 칸 앞으로 당긴 이유는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유교적 교육관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학자수라 불리는 소수서원의 소나무들<사진촬영 : 여행작가 정철훈>


소수서원을 휘감아 도는 죽계천<사진촬영 : 여행작가 정철훈>


영주선비촌은 옛 선비들의 생활상을 체험을 통해 알아 볼 수 있는 공간이다. 이곳에는 만죽재 고택과 안동 장씨 고택을 포함해 모두 12동의 기와집과 초가집이 복원돼 있으며, 이들 고택과 초가에서는 고택체험도 가능하다. 체험비용은 고급형 4인실 14만원, 2인실 7만원이며 일반형은 4인실 7만원, 2인실 4만5천원이다. 독채형은 13만원. 고택체험(054-638-6444)은 사전 전화예약을 원칙으로 하며 입실은 선비촌 관람이 끝나는 17시 이후, 퇴실은 익일 오전 10시 이전이다.


선비촌 전경<사진촬영 : 여행작가 정철훈>


선비촌 방안<사진촬영 : 여행작가 정철훈>


<여행정보>


○ 관련 웹사이트 주소

영주시청 www.yeongju.go.kr

영주선비촌 http://www.sunbichon.net

부석사 http://www.pusoksa.org


○ 문의전화

영주시청 문화관광과 054)639-6062

소수서원 054)639-6259

영주선비촌 054)638-6444

부석사 054)633-3464


○ 대중교통 정보

[기차]

청량리→풍기, 영주 1일 8회

대구, 동대구→영주 1일 5회

부산, 부전→영주 1일 7회

대전, 김천→영주 1일 3회


[버스]

서울→영주 : 동서울터미널에서 1일 22회 운행

동대구→영주 : 중앙고속터미널에서 1일 21회 운행,

부산→영주 : 1일 9회


○ 자가운전 정보

[서울]

중부고속도로→영동고속도로→만종분기점→중앙고속도로→풍기나들목

[부산, 대구]

경부고속도로 금호분기점→중앙고속도로→영주나들목 또는 풍기나들목

[광주]

88고속도로 금호분기점→중앙고속도로→영주나들목 또는 풍기나들목


○ 숙박정보

- 휘닉스모텔 054)634-2727

- 모텔테마 054)631-0960

- 청화모텔 054)632-6221

- 모텔2010 054)638-2010


○ 식당정보

- 영주축협한우프라자 : 풍기읍, 한우, 054)631-8400

- 원조서부냉면 : 풍기읍, 냉면, 054)636-2457

- 순흥전통묵집 : 순흥면, 묵밥, 054)634-4614

- 정도너츠 : 풍기읍, 생강도넛, 054)636-0043

- 풍기인삼갈비 : 풍기읍, 인삼갈비탕, 054)635-2382


○ 축제 및 행사정보

영주풍기인삼축제 : 매년 10월 개최,  영주소백산철쭉제 : 매년 5월말~6월초 개최, 영주선비문화축제 : 매년 5월말~6월초 개최


○ 주변 볼거리

옥녀봉자연휴양림, 금성대군신단, 순흥읍내리벽화고분, 수도리 전통마을, 풍기온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