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高高)시대, 알뜰살뜰한 당신에게 보내온 ‘강화도 러브레터’
방학을 맞아 바다로 가자고 졸라대는 아이들. 아득한 섬으로 떠나 젊음의 낭만을 불사르고 싶다는 연인들….
허나 고유가, 고물가 등 고고(高高)시대에선 집을 나서기가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니다. 여기 저렴한 비용으로 아담하고 정겨운 해변, 그리고 역사유적지까지 두루 감상할 수 있는 하루짜리 알뜰여행코스가 있다. 살아 숨쉬는 갯벌과 바다가 내내 동행해주기에 지루할 틈 없고, 역사의 굴곡만큼이나 해안선마다 많은 문화유산들이 흔적으로 남아있어 아이들 역사교육에도 참 좋은 섬. 강화도에서 아주 특별한 러브레터를 보내왔다.
TO. 방학을 맞은 아이들에게
호국의 역사 간직한 ‘지붕 없는 박물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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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인양요, 신미양요, 운양호 등 단군 이래 5천년 역사동안 계속 되어온 외세의 침략으로 단 한번도 편할 날이 없었던 강화도. 호국의 역사가 고스란히 살아 숨쉬고 있는 강화도는 하나의 역사박물관이야. 해안도로를 따라 드라이브 하다보면 곳곳에서 서구 강국을 맞아 처절하게 싸웠던 유적지들을 만날 수 있어. 역경에 처해서도 굴하지 않던 선조들의 투혼과 눈물, 그리고 역사의 흐름을 짚어보는 특별한 체험을 할 수 있지. 그러기 위해선 먼저 강화의 역사에 대해 조금은 알고 가는 것이 좋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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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두돈대 앞은 손돌목 해협이라 불리는데 배가 난파할 정도로 물결이 회오리처럼 소용돌이 치는데 여기에 얽힌 전설이 있어. 고려 때 몽고의 침입을 피해 강화도로 피신하던 고종은 이곳에서 뱃길이 막히자 뱃사공 손돌이 계략을 꾸민 줄 알고 그를 죽였는데 이때부터 손돌목으로 불리게 되었다고 해.
▲ 외침에 줄기차게 싸운 격전지 덕진진과 초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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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은한 종소리의 솔숲 속 산사 전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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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고찰 대웅전의 모습과 대웅전 기둥 위 추녀를 떠받치고 있는 나녀상의 모습
다시 해안도로 쪽으로 달리다보면 강화도에서 절대 빼놓아서는 안 되는 곳이 있는데 바로 전등사야. 고구려 아도화상이 창건한 천년고찰이자 병인양요 때 승군 50명이 전투에 참가하기도 한 호국불교의 사찰이기도 해. 울울한 솔숲을 지나 절의 입구인 대조루 밑을 지나들어가면 정면에 대웅보전이 자리잡고 있는데 여기서 눈 여겨 보아야 할 것은 대웅전 기둥 위 추녀의 무게를 힘겹게 떠받치고 있는 ‘나녀상’ 조각이야. 이 나녀상에 얽힌 재미있는 사연이 전해지는데 절을 짓던 목수와 사랑을 나누던 절 입구 주막집 여인이 바람이 나 도망치자, 죄를 씻게 하려는 듯 처마를 들고 앉아 벌을 받는 모습의 나녀상을 조각했다는 거야. 전등사는 저녁 예불 무렵 찾으면 맑고 은은한 종소리가 절의 운치를 더하지.
▲ 갯벌체험의 묘미 ‘동막리 갯벌’
강화개펄의 하이라이트인 동막해변. 가족들과 갯벌체험을 즐기기 좋다
역사공부도 했으니, 재미있는 갯벌체험도 해볼까. 세계 4대 갯벌 중 하나로 손꼽히는 동막갯벌은 강화개펄의 하이라이트로 통해. 발이 거의 빠지지 않는 모래갯벌인데 무엇보다 진흙을 덮어쓰고는 이리저리 움직이는 칡게, 가무락조개, 쌀무늬고둥, 갯지렁이 등이 갯벌가득 깔려 있어 잡아보는 재미가 쏠쏠하지. 동막해변 옆에 위치한 분오리돈대에 오르면 눈앞에 펼쳐지는 광활한 갯벌을 감상할 수 있어. 갯벌체험이 아니더라도 강화도 본섬의 유일한 해수욕장이기도 해 물때에 따라 해수욕도 즐길 수 있어. 동막해변은 해질녘 바라보는 석양도 아름다운 곳이야. 바다와 갯벌을 가르고 다가오는 노을이 한 편의 동화와 같은 곳이지. 아이들아, 이번 방학에는 학원에서 벗어나 자연의 품에서 역사공부도 하고 갯벌체험도 하며 잊지못할 소중한 추억을 쌓길 바래.
▷ 아이들을 위한 호국유적지 코스 안내
강화역사관 - 광성보- 덕진진- 초지진- 전등사- 갯벌탐험 - 고인돌 - 고려궁지
TO. 사랑하는 연인에게
우리 젊은 날 사랑을 속삭이는 섬, 석모도가 내 가슴에 들어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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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 보리암, 낙산 홍련암과 함께 3대 기도처로 알려져 있어 사시사철 사람들의 불심이 끊이질 않는 곳이지. 보문사에 들렸다면 반드시 보아야 할 것이 있는데 바로 마애관음보살상이야. 일명 눈썹바위라는 이름의 기묘한 바위 아래 거대한 관음보살상을 새겨놓았는데 코가 뭉툭한 것이 참으로 신기해. 그를 보기 위해서는 365개의 계단을 올라야 하는데 오르기가 만만치가 않아. 보문사는 기도처일뿐 아니라 아름다운 석양을 감상하는 곳으로 유명하지. 서해바다로 떨어지는 낙조는 한 폭의 수채화처럼 아름다워.
▲ 연인들을 미소 짓게 하는 해변, 민머루 해수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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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이 갯벌이 펼쳐진 민머루 해수욕장도 가볼까. 길이가 2㎞나 되는 이 갯벌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될 정도로 서해안의 소중한 ‘보물’ 이야.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드넓은 갯벌을 거니는 기분은 참으로 싱그럽지. 조금 더 즐거운 추억을 만들고 싶다면 갯벌체험을 해도 좋아. 농게, 칠게, 비단 고둥이 등 자연생물들이 갯벌 가득 널려있거든. 단 여분의 옷은 준비해 오는 게 좋겠지? 오후에는 하얀 소금탑을 볼 수 있는 삼량염전을 들러보는 것도 좋아. 해가 질 무렵에는 민머루해변의 언덕에 올라가 볼까. 서해안 낙조 명소 중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손꼽힐 정도로 아름다운 일몰을 볼 수 있는 곳이래. 바다와 섬을 새색시 볼처럼 붉게 만드는 석양에, 그리고 찰랑거리는 파도 소리에 행복을 느끼게 될꺼야. 해질 무렵 이곳에서 연인의 손을 꼭 잡고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길 바래.
▷ 연인들을 위한 석모도 코스 안내
해안도로- 석모도 - 보문사 - 민머루해수욕장
<여행 즐기기>
▷ 호국유적지 코스 찾아가는 방법
♤ 강화역사관 가는 방법
강화대교 - 300M 지나 좌회전 - 300M 이동- 강화역사관(광성보, 덕진진, 초지진은 도로를 타고 가다 보면 차례대로 나옴)
♤ 석모도 가는 방법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김포 나들목-김포시(48번 국도)-강화대교-강화읍(84번 지방도)-냉정 삼거리(우회전)-외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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