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9호선에 몸을 싣고 나만의 여행을 즐기러 떠나가 보자. 선유도공원, 노들섬, 노량진 수산시장, 63시티, 반포한강공원, 양천향교, 허준박물관 등 서울의 구석구석 나들이 장소가 성큼 가까워졌다. 노량진 수산시장의 활기 띤 모습에 힘을 얻고, 63시티의 왁스뮤지엄에서는 실제 유명인들을 그대로 재현한 밀납 유명인도 만날 수 있다. 향교의 고요함을 즐기고 싶다면 양천향교역에 내리면 된다. 어둑어둑 해가 질 무렵엔 선유도를 찾자. 성산대교 너머로 노을이 질 때면 선유도 공원에도 노을빛이 젖어들어 아름답기 때문이다.
해 질 무렵엔 9호선 선유도역에 내리자. 선유도역에 내려서 나온 방향으로 직진해서 10여분 정도 걸어 내려오다보면 막다른 삼거리가 나온다. 거기에서 큰 도로를 바라보면 나무육교가 눈에 들어온다. 선유도 공원으로 통하는 나무육교를 건너면 바로 선유도에 닿을 수 있다. 선유도로 통하는 육교일 뿐이라 생각했지만, 막상 나무육교 안에 들어서니 생각이 달라진다. 그동안 콩크리트와 철재로 만들어진 육교만을 보아와서일까. 선유도 공원 나무 육교는 아늑하고 따스한 느낌이 든다.
육교를 건넌 후에도 관리소를 지나 선유도 다리를 건넌다. 육지와 선유도 섬을 연결하는 다리다. 다리 아래는 한강이 흐르고 있다. 저 멀리 양화대교 쪽을 바라보니 멀리 63시티도 보이고 국회의사당도 눈에 들어온다. 선유도 다리 아래에서는 강태공들이 낚싯대를 드리우고, 자전거를 타는 젊은이들과 산책을 나온 가족들도 눈에 띤다. 하늘에 떠 있던 해가 점점 성산대교쪽으로 기울어갈 즈음. 어느새 하늘은 서서히 선홍빛으로 물들어가기 시작한다. 그 모습에 넋을 일은 연인들은 다리에 기대 그 모습을 바라보며 시간도 잊은 채 한 참을 노을진 하늘을 응시하고 있다. 선유도 공원은 낮에 찾으면 초록빛 맑은 숲 속에 와 있는 느낌이 들고, 해 질 무렵에 찾으면 낭만적인 외딴 섬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이 들게 만든다. 노을 질 때의 선유도 공원은 아름답다. 다른 수식어보다도 아름답다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릴 듯싶다. 유람선이 여유롭게 한강을 오가고, 수상보트를 타는 사람의 모습조차 한 폭의 그림 같다.
시간이 좀더 지나자 선홍빛 하늘이 더욱 붉어지고, 성산대교에 가로등과 조명이 하나둘 켜지기 시작한다. 만약 선유도를 해 질 때에 찾았다면, 이 모습 또한 놓치지 않길 바란다. 한강에 밤이 내리고 성산대교와 강변 아파트들 그리고 도로에 불빛이 밝혀지면 그 청초한 풍경에 잠시 마음을 빼앗겨도 좋을 듯싶다. 선유도의 이 아름다운 찰나를 좀 더 쉽게 만끽할 수 있게 된 건, 바로 9호선 선유도역이 생겨서이다. 선유도 뿐만 아니라, 9호선의 노선에는 이렇듯 여행을 즐길 수 있는 장소가 몇 십분 안의 거리에 연결되어 있다.
샛강역 1번 출구로 나와서 성모병원 방향으로 걷다보면 63시티(63빌딩)에 닿을 수 있다. 느린 걸음으로 약 15분에서 20분 정도 걸으면 닿을 수 있다. 샛강역에서 그리 가까운 거리는 아니지만, 또 그리 먼 거리도 아니다. 샛강을 끼고 산책한다는 마음으로 걸으면 좋다. 63시티 지하 3층에는 왁스뮤지엄이 자리하고 있다. 왁스뮤지엄은 국내 최초로 유명인들의 밀랍 인형을 만들어 전시해 둔 곳이다. 70여 점의 밀랍인형으로 구성된 왁스뮤지엄에는 실제 유명인들의 모습을 정교하게 재현해 살아있는 것 같은 착각까지 일으킨다.
이 곳에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을 재현해 놓은 밀랍인형도 있다. 고 김 전 대통령이 서거했을 당시, 이 장소를 아는 많은 사람들이 국화꽃을 들고 그를 추모하기 위해 발걸음을 마다하지 않았다. “벌써부터 고 김 전 대통령이 그리워 이 곳을 찾았다”는 대학생 이현이(22)씨는 한 참을 그의 곁에 서 있다가 발걸음을 옮겼다. 이밖에도 오바마 미국 대통령, 혁명가 체게바라, 엘비스 프레슬리 등 세계 각지의 유명인들이 한 자리에 모여 있다. 왁스뮤지엄은 일년 내내 운영하며, 관람시간은 오전 10시부터 밤 10시까지. 입장은 밤 9시30분까지 가능하다. 63시티에는 왁스뮤지엄 이외에도 즐길거리가 많다. 해발 264미터의 전망대 갤러리에 오르면 한강 풍경과 함께 전시를 볼 수 있는 공간을 만나게 된다. 또 63씨월드는 도심형 대형 수족관으로 아이들의 학습현장으로도 좋을 듯싶다. 이외에도 63아트홀에서는 영화와 공연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샛강역 근처에 자리한 앙카라공원은 그리 면적이 크지 않아 샛강생태공원 등에 비해 많이 알려지지 않은 공원이다. 하지만 이 곳은 조금 특별한 공원이다. 이 곳은 터키와 인연이 깊은 공원이기 때문이다. 1971년 서울시와 터키 앙카라시는 자매결연을 맺어 만든 공원으로 자매공원이라고도 불린다. 터키의 풍물이 담긴 주제공원으로 터키의 민속품이 전시되어 있는 앙카라 하우스가 공원 안에 있다.
앙카라 하우스는 그 외형부터 이국적인 건축양식을 갖고 있어, 공원 안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눈길이 간다. 이 곳에는 터키 전통생활기구와 혼례 의상 등 귀중한 터키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매월 첫째, 셋째 월요일은 휴관이다. 개관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샛강역에서 또 가까운 거리에 있는 공원은 샛강생태공원이다. 도심 안에 있으면서도 우거진 수풀 등 자연이 잘 보존되어 있어 도심 속에서 자연이 그리울 때 찾으면 좋은 곳이다.
노들역에서 가까운 곳에 자리한 사육신공원은 조용히 담소 나누기에 좋은 곳이다. 공원 옆에는 대로가 있어서 차량도 많이 지나다니지만, 막상 공원 안으로 들어서면 도시의 소음과는 멀어지게 된다. 홍살문을 지나 전망대에 이르면 63시티와 한강이 내려다보인다. 종종 지하철이 철로를 달리는 모습도 볼 수 있다. 나무 정자에는 삼삼오오 사람들이 모여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 꽃을 피우고 있다.
9호선 양천향교역 1번 출구로 빠져 나와서 농협을 끼고 마을 안쪽으로 들어서면 겸재정선기념관 이정표를 따라 마을 안쪽으로 올라가면 된다. 길을 가다가 경사진 곳에 이르기 전, 우측에 양천향교를 만날 수 있다. 양천향교는 전국 234개 향교 중에서 서울에는 유일한 향교로 남아있다. 조선조 태종 12년에 창건되었는데 노후된 것을 지난 1981년에 복원시켰다. 최근인 2008년에도 동재와 서재의 기둥을 보수하는 2차 작업이 이뤄졌다. 건물은 대성전, 전사청, 내삼문, 명륜당, 서재 등 8개 동으로 구성되어있다.
대성전에는 공자를 비롯한 5성위(안자, 증자, 자사, 맹자)와 송나라 4현 등을 모시고 있으며 매년 봄과 가을에 문묘행사를 갖는다고 한다. 이밖에도 유림으로서 지켜야 할 자세 등 지역 주민들과 초등학교, 중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예절교육을 실시하고 있기도 하다. 또 한문, 서예, 사군자, 전통음식과 다도예절도 가르쳐 전통문화 계승의 장소로 거듭나고 있다.
양천향교와 겸재정선기념관은 걸어서 약 5분 이내 거리이다. 겸재 정선은 오로지 예술에만 정진해 온 화가이다. 원래 양반 가문이었지만 14세 때 부친이 세상을 떠나 집안이 쇠락하였다. 하지만 정선은 예술에 매진해 불후의 명작을 많이 남긴 인물이다. 겸재정선기념관에는 그의 인생과 예술작품이 고스란히 전시되어 있어 잠시 그의 인생과 예술에 젖어들어 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노량진역에 내리자마자 코끝에 비릿한 바다내음이 밀려든다. 수산시장이 지척에 있다는 것을 후각이 먼저 느낀다. 노량진역에서 노량진수산시장으로 가는 방법은 지하철역에서 노량진수산시장 방면으로 나와 조금만 직진하면 노량진수산시장 간판이 보이는 골목길을 찾아 들어간다. 그 골목길로 들어서면 청과물 등 작은 재래시장길이 나오는데, 재래시장길을 지나면 작은 터널이 나오고 그 터널을 지나면 바로 우측 방향으로 노량진수산시장이다.
수산시장은 어디를 막론하고 생기가 있다. 가장 생기가 넘쳐흐르는 시간은 새벽시간. 하지만 오후에 간들 어떠랴. 펄떡펄떡 싱싱한 해산물을 보는 것만으로 보양식을 먹은 듯 기운이 나게 하는 곳이 바로 수산시장 아닌가. 입맛 당기는 해산물을 조금 사도 좋고, 마냥 시장 안을 돌아다니며 해산물의 싱싱함을 눈으로 만끽해도 좋다.
허준은 의술도 의술이지만, 환자를 따뜻하게 보듬고 배려하는 명의로도 유명하다. 허준박물관은 허준의 출생, 동의보감 집필, 돌아가신 곳으로 알려진 가양동 구암허준공원 인근에 세워졌다. 허준박물관에는 허준의 저서인 동의보감(1610년), 허준 선생의 서문이 있는 역대 어의 명단인 내의 선생안 등의 자료들이 있으며, 은제침통, 청동초두 같은 옛 의약기도 볼 수 있다. 지하철 9호선으로 조금 더 가까워진 서울의 평범한 듯 특별한 나들이 명소들. 오는 주말, 9호선에 몸을 싣고 9호선이 데려가 주는 대로 나들이 계획을 짜 보는 것은 어떨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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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한국관광공사 국내온라인팀 양서연 취재기자(arom0604@naver.com)
-동영상 취재,편집 : 한국관광공사 국내온라인팀 윤광은 기자(denma81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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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호선을 타고 가 볼만한 서울의 관광지를 동영상으로 제작 했습니다.
(동영상에 등장하는 관광지는 기사와는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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